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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마지막주 바하밥집]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억수같은 비가 마구 쏟아지는 한 주였습니다.


밥집이 배식을 하는 정릉천변은

불어난 물 때문에 완전 통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산책로에도 물이 흐르고 있고

웬만한 시설물들은 다 물에 잠겼습니다.


정릉천변에서 잠을 주무시면서

밥집에 와서 식사를 해결하던 손님들이

여러분 계셨는데

비가 와서 다른 곳에서 잠을 청하시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기때문에 도무지 잠을 못 잔다며

부탁하신 모기향을 준비해 두었는데

뵙지 못해서 답답한 마음입니다.

불어난 물을 피해 이동한 잠자리가

부디 편안한 곳이기를 잠시 기도해봅니다.




억수같이 비가 쏟아져도

밥집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폭우를 뚫고 한 끼 식사를 위해 오신 손님들께

내미는 꾸러미가 초라한 것만 같아서

민망합니다.






이 쏟아지는 비를 잠깐 피하려고

내부순환로가 지나가는 다리 아래에서

배식을 합니다.

거대한 다리 아래에서

가장 작은 사람들에게 작은 꾸러미를 나누는

작지만 무거운 일을 하다 보면

이 무거운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밥집의 후원자분들과 봉사자분,

유 무형의 동반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게 됩니다.

그 동반자들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결코 할 수 없었을 일.

그분들의 나눔을 거리의 손님께 전달하는

무거운 일에 감사를 느낍니다.





억수같은 비와 함께했던

6월의 마지막 바하밥집 배식은

깊은 감사와 함께 했습니다.

손님들을 위해

그리고 밥집의 동반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지막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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