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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이 3월에도 핫팩을 나누는 이유


3월, 해가 떠있는 동안은 꽤나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손님들의 겉옷도 얇고 가벼워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바하밥집은 한겨울에나 쓰는 핫팩을

매번 배식때마다 빼먹지않고 나누어드립니다.


따스한 봄날이 찾아온듯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이야기.

저녁이 찾아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새벽 지하보도의 바닥은 대낮의 따스한 햇살을 잊을만큼이나

여전히 차디차기만 하고,

노후된 쪽방과 고시원은 우풍이 들이닥치는 냉골바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기와 가스와 수도는 사치재가 아니라 필수 공공재입니다.

에너지 회사에게는 이윤 축적을 위한 수단이지만,

겨우내내 냉골에서 우풍을 맞으며 핫팩을 등에 댄 체로 잠을 청하고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찬물로 몸을 씻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필수품입니다.

얼어죽지 않을만한 방에서 따뜻한 물로 몸을 씻는 행위는

사치나 호사가 아닌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살아있되 살아있지 않은 어떠한 상태에 가까웁다는

어느 철학자의 이야기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3월입니다.


난방비 폭탄, 가스비 폭탄이라는 단어가 뉴스를 가득 채운 요즘

그 폭탄을 정면으로 눈 앞에서 맞게 된 밥집의 손님들을 한번 더

떠올려 주시기를,

나에게는 그저 몇 만 원의 돈이 더 드는 기분이 나쁜 일이지만

그 폭탄에 기분이 아니라 실체적인 몸이 고통받는

우리의 이웃들을 떠올려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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