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날이 조금 풀린 듯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우리들의 기준일 뿐.
거리에서, 쪽방과 옥탑과 반지하에서 냉기와 우풍을 견디며
겨울을 나야하는 밥집의 손님들께는 여전히 차갑기만 합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계속해서 점퍼를 챙겨서 옷이 얇은 손님들께 나누어 드리고 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모든 손님들께 전부 따뜻한 패딩을 드리고 싶지만
가지고 있는 옷은 한정적이고
밥집의 손님들은 많습니다.
밥을 받아가시는 손님들의 옆에 서 있다가
등이나 팔을 슬쩍 만져보며
옷이 얼마나 두꺼운지, 겨울을 버틸만 한 옷인지 가늠해보고는
얇은 옷을 걸치신 손님들께 은밀히 이야기합니다.
'가지마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잠바 좀 드릴려고 해요'
힘들게 손님들을 모셔서 가진 옷들을 입어 보시게 하고는
딱 맞는 따순 옷을 드리면, 손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핍니다.
소변줄을 차고 오신 할아버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다니며 밥집에서 끼니를 해결하십니다.
오늘저녁과 내일아침의 식사를 들고
새 옷을 걸치신 손님.
밥도 든든하고 옷도 든든하니
오늘밤은 잘 버티겠다 하십니다.
겨울을 나기엔 턱없던 옷들 위로
따뜻한 패딩이 걸쳐지니
한결 덜 춥고 따스해 보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따뜻하게 잘 만든 옷이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겨울의 길고 추운 밤을 견딜 수는 없습니다.
찬 바닥과 얇은 신문지, 박스 몇 장 사이로 들어오는 냉기를
긴 밤 내내 막아주기엔, 외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손님들께서 겨울밤을 조금 덜 춥고
덜 고통스럽게 보내시기 위해서는 온기를 내는 어떤 것이 필요합니다.
바하밥집은 항상 겨울 외투를 기부받고 있습니다.
유행이 지났거나, 스타일에 맞지 않아서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등등 여러 이유로 입지 않는 겨울 외투들이 있다면
서울특별시 성북구 보문로 17길 3 1층 바하밥집
위의 주소로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장롱안에 잠든 점퍼가
어떤 분들에게는 간절히 필요한 따뜻함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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