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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의 사람들, #27 봉사자 임현주 님



그림_봉사자 이박광문 님

오래된 철봉, 쉬어 갈수 있는 벤치정도

하나 있는 청계천 옆 작은공원

그곳에 있는 작지만 따듯한 레스토랑

이마에 검은 줄은 꼬부라 지며 일렁거린다

저마다의 어둠을 뒤집어쓴 그들은

먼지 없이 씻긴 허연 식판을 들고

다채로운 반찬을 받았다

김치, 따듯한 국, 고슬고슬한 흰쌀 밥

배식을 받으며 옆으로 밀려나가며,

어디론가 몰려가고 있다

간이 의자에 앉아서

벤치에 앉아서

나무에 기대서

어딘가에 걸터앉을 수밖에 없어서

행복을 담은 숟가락 젓가락

짚고도 비틀,흔들거린다

이미 지방간으로,술배로 왜곡된 배

냉기로 굶주린 배에 따듯한 색깔들이 쏟아진다

입을 열때마다 서리는 입김은

온기를 거부했다

사라지는 입김처럼

아무도 그들을 몰랐다

후- 내뱉으면 어느새

가라앚은 먼지였다

그래도 한때는 살아 숨쉬었던

저마다의 색깔을 생각하며

추억에 젖어든다

봉사자 임현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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