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_봉사자 이박광문 님
오래된 철봉, 쉬어 갈수 있는 벤치정도
하나 있는 청계천 옆 작은공원
그곳에 있는 작지만 따듯한 레스토랑
이마에 검은 줄은 꼬부라 지며 일렁거린다
저마다의 어둠을 뒤집어쓴 그들은
먼지 없이 씻긴 허연 식판을 들고
다채로운 반찬을 받았다
김치, 따듯한 국, 고슬고슬한 흰쌀 밥
배식을 받으며 옆으로 밀려나가며,
어디론가 몰려가고 있다
간이 의자에 앉아서
벤치에 앉아서
나무에 기대서
어딘가에 걸터앉을 수밖에 없어서
행복을 담은 숟가락 젓가락
짚고도 비틀,흔들거린다
이미 지방간으로,술배로 왜곡된 배
냉기로 굶주린 배에 따듯한 색깔들이 쏟아진다
입을 열때마다 서리는 입김은
온기를 거부했다
사라지는 입김처럼
아무도 그들을 몰랐다
후- 내뱉으면 어느새
가라앚은 먼지였다
그래도 한때는 살아 숨쉬었던
저마다의 색깔을 생각하며
추억에 젖어든다
봉사자 임현주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