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바하밥집은 나들목 교회 변혁사역센터 하에 있습니다. 김현일 대표를 비롯한 스태프들은 개신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으나, 식사하러 오시는 손님들 그리고 봉사자, 후원자들께 개신교로 전도하거나 또는 종교 행위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번 스탭이야기는 김현일 대표가 시애틀 출장 이후 고민한 부분들을 하나씩 풀어내는 과정 중 하나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회복(Recovery)이 필요하다
김현일 대표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고 살아간다. 조그만 생채기부터 깊은 내상까지. 바하밥집을 시작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며 내게 다가온 단어는 “회복(Recovery)”이었다. 상처 입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우리는 상처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지 못한다. 아니, 우리가 상처 입은 상태로 살아가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아물지 못한 상처와 상흔을 가지고 일상에 몰두한다. 인식하지 못한 우리의 상처는 자신에게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때때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20여년 전 나의 모습도 그랬다. 나의 상처도 발견하지 못하고 나는 남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려 뛰어들었다.
(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 앞에서 김현일 대표 부부 /
이번 출장은 김현일 대표의 피정과 맞물려서 진행되었습니다.)
‘상처입은 치유자’라고 했던가?
하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인식하지 못했던 내 상처 위에 쏟아지는 고통들은 더욱 더 나를 절망으로 몰아 갔고 나는 매일 끝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버텼다. 결혼 초기 4~5개월 간 노숙을 하며 더이상 내려갈 곳 없는 절망의 끝을 봤을 때, 오히려 나의 상처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할 힘은 내게 없었다. (그 때 그분이 찾아오시지 않았다면...)
예수를 만난 것은 개인적으로 엄청난 혁명과도 같았다. 그래서 그를 연구했고, 기도하고 예배하던 중, 혈루병의 고통 속에서 열두해를 보낸 여인이 예수의 옷자락을 만진 사건을 발견했다. 큰 파도가 나를 덮쳤다.
(나도) 그를 만지자!!!
이 시대의 예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예수를 찾아 그의 옷자락을 만져야 했다. 수많은 기도원을 다녀봤고, 늘 아침 기도, QT(묵상시간)와 성경 공부를 했지만, 나의 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우연히 바하밥집을 시작하면서 배고픔과 절망과 소외 가운데 있는 손님들이 예수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나는 혈루병을 치유받은 회복된 여인이 되었다. 바하밥집에 온 봉사자들 중에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이 있다. 그들이 지금은 나의 동지로 함께 바하밥집을 이끌고 있다.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동안에도 꾸준하게 우리의 회복을 위해 예배하고 있다.
세상을 회복하기 위해 예수가 오셔서 소임을 보여주신 것처럼, 우리도 회복을 위해 자신의 인생과 상처를 깊이 성찰하고, 그(예수)의 옷자락을 만지러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그(예수)는 뒤틀린 세상, 곧 우리 삶의 현장에 계시다.
바하밥집은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일과 더불어 이제 “회복(Recovery)” 사역(사업)을 다음 스텝의 방향으로 잡았다. 그(예수)가 보여주시고 이끄시는대로 또 한걸음을 가야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예수가 이루실 완전한 회복을 고대하며...
(바하밥집의 다음 모델인 Recovery Cafe 앞에서)
(다음편엔 바하밥집의 “회복 사역(사업)”에 대해서 나누겠습니다.)